쟈가이모

음... 유랑화사 읽고 약간의 감상비평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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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랑화사(流浪畵師)제목 그대로 화사(畵師 그림 그리는 사람)가 유랑하는 이야기입니다.

 

  동료를 모아서 대모험을 떠나는 여행이 아닌 이상소소한 기행에 어울리는 구성원은 남자1여자1의 비율이 가장 간단하고 기본적인 구성인 것은 틀림없죠일일이 캐릭터 성격과 과거를 설명(묘사)할 필요 없고기행지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좀 더 초점을 둘 수 있으며전개방식도 등장인물의 목표라는 대흐름을 설정 한 뒤거기에 맞춰 사건을 쓰기에도 쉬우니까요.

 

  실제로 세계의 비밀을 밝혀내겠다!” 라던가, “세계의 악을 처단하겠다!”와 같은 범세계급 클래스가 아닌 소소한 여행방식을 취하고 있는, ‘늑대와 향신료’, ‘단탈리안의 서가’, ‘고식(GOSICK)’의 경우 모두 1, 1’ 구성이죠.

 

  당연유랑화사도 이 비율을 지키고 있습다떠돌이 화사()와 잃어버린 엄마를 찾는 리아()의 만남은 그야말로 황금률이 아닐 수 없죠.

 

  이게 황금률인 이유가 무엇인가하면리아가 로리이기 때문!! 로리라고 하면 왠지 변태스러워 보이는데로리는 원래 치유계입니다더하여 삭막한 성격의 남성 곁에 로리를 배치함으로써 남성의 성격과 사고관이 조금씩 변화하는 패턴은독자를 부드러운 웃음으로 유도하기엔 그야말로 최고죠.

 

  실제로 토끼드롭스와 쿠레나이’, ‘바라카몬이 좋은 예입니다. (‘아빠 말 좀 들어라!’와 우리집 아기고양이’ 같은 경우에는 로리와 남자주인공 간의 관계를 통한 웃음보다는로리가 많아서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경우?)

 

  이렇듯 전개의 최적의 요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유랑화사를 읽다보면 부족한 점이 느껴지곤 합니다. 그것은 캐릭터끼리의 긴밀성과 매력이 부족하다는 점인데요서로에 대한 이야기는 적고작중에 일어나는 사건에만 너무 초점을 두고 있어서, ‘같이 행동은 하고 있지만따로따로인 느낌’이 대부분입니화사의 경우 처음과 다르게 언동이나 행동에서 조금씩 변모한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그와 관련한 직접적인 묘사가 없기 때문에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느끼기도 어렵죠.

 

  물론 서로가 나아가고자 하는 목표와 목적이 다르다는 점도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그것만이라기엔 너무 서로에 대해 너무 이야기 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실제로 리아는 화사의 이름조차 묻지 않죠.)

 

  확실히 처음부터 리아가 엄마를 찾는 목적으로 무작정 화사를 따라다니는 경우이긴 하지만 남녀 각 1이라는 비율과 로리라는 존재만이 선사할 수 있는 치유계 특성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손해인 것이죠.

 

  청소년과 청년의 다양한 계층을 확실하게 포섭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긴장감과 반전구도와 같은 내용적 측면도 당연히 좋아야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되는 것입니다해당 설정 내에서 캐릭터들이 줄 수 있는 매력을 모조리 표출해내야만 진정한 수작이라 할 수 있죠.

 

  실제로 라노벨과 애니메이션계 같은 경우에는 소설의 내용이 그렇게 재밌거나 좋지 않더라도 캐릭터의 매력에 빠져 작품을 사는 독자들이 상당다수 있습니다.

 

  즉작품의 캐릭터의 매력을 읽어낼 줄 모르거나내용이나 문장의 매력을 따지는 일반인 계층은 잘 포섭할 수 있더라도 애니를 보고 라노벨을 읽는 이른바 덕후(주로 청소년계층까지 포섭하기에는 확실히 2% 부족한 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라노벨이라면 모를까되려 일반소설과 가까운 노블엔진 팝과 같은 경우에선 캐릭터의 매력이란 부차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중을 매료시킬 필력과 세계관(내용)이죠.

 

  그런 의미에서 유랑화사는 상당히 높은 평가를 주고 싶네요읽는 내내 문체에 어색한 부분은 전혀 없었고 어휘를 적절하게 구사하였으며일부로 멋진 문체를 구사하기보다는 담담한 필력으로 어휘에 부담 없이 읽어낼 수 있게 서술되었다는 부분에서 상당히 플러스적 이미지를 낳았습니다.

 

  내용적 측면에서는읽는 내내 고대 설화민담집을 전기형식으로 융합한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요좋은 의미에서는 한국적인 이미지를 잘 표현하였지만나쁜 의미에서는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어 뭔가 살 떨리고 흥분하게 될 만큼 대단하다!’라고 까지 할 만한 참신함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그게 민담을 직접적으로 채용한 작품의 한계라고 볼 수 있지만그렇다고 참신함이 없다는 것은 아니죠도리어 한국민담을 훌륭할 정도로 재창조해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낸 부분이 많았어요그것은 익숙한 소재를 익숙하지 않게 바꾸는 작업인데, 1, 구성이라는 가장 기본적이고 간편한 캐릭터 배치와는 달리 가장 어려운 작업입니다그것을 잘 소화했다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능력을 의심할 여지는 없는 것이죠.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어떤 과학의 금서목록(+초전자포)’이나 페이트(Fate) 시리즈’, '블랙 불릿(Black*Bullet)', ‘어느 비공사에 대한 연가’ 등과 같이 이런 세계(설정속에서 다음에는 어떠한 일이 일어나게 될까.”와 같이 다음 권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가 또 2%정도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뭐위에서도 말했듯이 익숙한 소재를 익숙하지 않게 변형시키는 것도 어려운 작업이니까.. 이것마저 해내는 인간이 있다면 그건 아마 작가로써 타고난(천재는 아니더라도 천재에 가까운인물이 아닐까요그저할 수만 있다면 베스트셀러는 가볍게 찍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여담으로 말해두자면사실 유랑화사를 읽으면서 떠오른 작품이 세 작품 정도 있습니다.

 

충사 (만화)

쿄소기가 (애니메이션)

부상당 골동점 (라이트 노벨)

 

  이 세 작품이 그것인데요표지를 딱 봤을 때부터 충사 느낌이 난다고 생각했는데읽으면 읽을수록 남을 도우며 떠돌아다니는 기행형식과 몽환적인 배경이 상당히 매치된다고 느꼈습니다. 당연히 세계관은 다르죠유랑화사는 민담을 채용한 민담 같은 작품이고충사는 민담을 채용하지 않았지만 민담 같은 작품인 느낌? 때문에 둘 중 어느 것이 창의적이게 보이냐고 한다면 작가의 능력과 관계없이 충사라고 할 수밖에 없겠네요.

 

  세계관 하니 생각났는데유랑화사에서 안타까운 부분 중 하나가 세계관 설명입니다유랑화사 어디에도 세계관 설명이 없다! 그냥 자연스럽게 정말 현실에 존재하는 것처럼 갑자기 여우소녀가 나타나고당연한 것처럼 귀신들이 나타나고 저주들이 생겨나죠.

 

  한국인으로써 이런 설화나 괴담 등에 워낙 익숙해서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하는 참사는 없었지만그래도 서문에 작품의 배경이나 시대정도는 간략하게 제시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설하고.

 

  다음으로 쿄소기가남자 주인공인 화사가 붓으로 그린 그림이 실존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움직인다는 설정이 상당히 닮았음.

 

  그리고 부상당 골동점이건 언뜻 보면 비슷한 점이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피카레스크식 구성에다 주술적 이야기가 더해진 점이 닮은 인상을 줌.

 

  당연한 말이지만이 말인즉 표절이라고 하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어느 글이든 다른 작품에서 드러나는 요소가 포함되어있기 마련인데비슷하다고 말했을 뿐인 타 작품과의 비교를 보고 트집 잡지 마라!’식으로 태클 걸면 할 말이 없어지죠...ㅎ

 

 

 

  슬슬 글을 줄여야겠습니다.

 

 

  아참, 그 전에 한 가지 더 말해둘 게 있다면,

 

  유랑화사의 가장 큰 묘미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훌륭하게 잘 표현했다는 점복잡한 감정을 잘 풀어냈다고 하기보다는 인간이 복잡한 생물임을 재확인하게 한다는 부분과 조금 더 가까운 느낌.

 

  여의상자에서는 탐욕의 마음을웃는 모란화와 월궁선녀목각인형은 각각 연인의족(義族), 혈족(血族)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복잡하면서도 아름답게 표현했죠.

 

 

  종합적으로는 노블엔진 팝 대상이 제1회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우수한 작품이 나왔다고 말할 수 있지만, 말 그대로 1회였다는 것을 감안하면’입니지금까지 말했듯이 이 작품은 수작이 되기 위한 조건에서 각 부분에 2%씩 부족하다고 확실히 느껴요.

 

  인간으로 따지자면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힌 몸이지만외모와 성격에 조금 결함이 있다고나 할까.. 완벽한 인간은 없으니까 그렇게 따지면 확실히 인간미 넘치는 작품이긴 합니다.. 그래도 인간이 다른 상대방의 결함을 보고 언짢아하는 것처럼 인간미 넘친다고 그냥 넘어가줄 수는 없는 법이죠.

 

  1권! 소장용으로 나쁘지 않습니다. 가격대비 내용도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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